서귀포, 그리고 아침 

서귀포의 아침은 고요하고도 의연하게 찾아옵니다. 일출봉에 첫 빛이 걸리고, 바당에는 새로운 파도가, 돌담과 왓에는 신선한 바람이 들이칩니다. 어제와 다를 것 없는 하루의 시작 속에도, 오늘의 마음이 담깁니다.

아침이 오면 해녀는 바다로, 심방은 하늘을 향해 나아갑니다. 누군가는 자신을 위해, 또 누군가는 타인을 위해 아침을 준비합니다. 복서는 어둠을 가르며 달리고, 먼 길 떠나는 이는 한라산을 넘어 묵묵히 나아갑니다. 그렇게 되풀이하는 아침은 삶을 떠받치는 기둥으로 자리 잡습니다.

많은 이들이 “나는 특별한 모닝 루틴이 없다”고 말하지만, 누구의 아침이든 나를 위한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아침을 들여다보면, 그의 삶이 어떤 리듬으로 이어지고 있는지, 그가 어떤 무대의 막을 열어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올해 『희망 서귀포』는 매호 하나의 주제를 정해, 조금은 다른 시선에서 서귀포를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첫 문을 여는 주제는 ‘서귀포 사람들의 모닝 루틴’입니다. 평범한 하루의 첫 단에서 조용히 빛나는 일상의 조각들을 따라가며, 서귀포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보았습니다. 
이번 이야기가 독자 여러분의 아침을 비추는 작은 거울이 되고, 하루를 함께 여는 작은 응원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어지는 시정 소식에서는 도심 속 첫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된 
호근동의 숲길과 마을 밥상을 따라가며,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이야기합니다. 제주 4·3의 기억을 품은 가시리 새가름 마을의 조용한 발걸음과 함께, 공평한 출발선을 만들기 위한 ‘합격드림 프로젝트’, 외국인 엄마들의 따스한 연대까지.

이번 봄에도 서귀포 곳곳에서 피어나는 희망의 이야기들이 당신 곁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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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Feature

  이연희(서귀포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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