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서귀포 탐구생활>

🎬 영상으로 만나는 시정소식지 '희망서귀포'

🚗 운전한 지 20년이 되었다고 하셨는데，처음에는 어떠셨나요?

처음엔 겁이 없었어요. 동료 차를 빌려서 운전하는 중에 후진하다 돌과 부딪친 적도 있죠. 센터에 전화했더니 "사람 친 거야?"하는 거예요. "아니，돌이야” 했더니 "내일 와서 얘기하자”고 하더라고요. 다음날 직원들이 우르르 나와서 찌그러진 제 차를 구경했죠（웃음）. 한 번은 신호 대기 중에 뒤에서 차가 박아서 잠깐 차 없이 지내기도 했고요. 지금은 운전 실력이 많이 늘어서 운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착해 있더라고요.

🔭 산불감시원 일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뭔가요?

내가 자연을 지키는 일에 일조하는 동시에 자연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거요. 안전도 안전이고 생태를 지키는 게 중요하죠. 동시에 자연이 저에게 여유를 주기도 해요. 감시원이 되기 전에는 늘 바쁘게 살았어요. 아이들도 이제 독립했고, 이제 처음으로 저를 위한 시간을 가지게 됐어요. 제가 21년도에 시인으로 등단했거든요. 점심시간에 틈이 나면 시를 5편씩 필사를 하고 있어요. 또 감시 초소마다 특색이 있어서, 8개 초소를 주제로 시를 한 편씩 써보려고 해요. 자연 속에서 시상을 떠올리고, 글을 쓰는 이 시간이 저에겐 너무 행복한 시간이에요.

🥊 하루 중 아침은 나에게 어떤 시간인가요?

아침 훈련이 끝나고 나면 성취감이 크고 씻을 때의 개운함도 달라요. 특별히 뿌듯하기보다는 저에게는 훈련하는 게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과 같아서, 그냥 공부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나중에 괜찮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보통의 학창 시절에 이렇게까지 아침부터 훈련하며 지내지는 못할 것 같아서요.

🐕 매일 아침 집에서는 가족들의 아침 식사를 챙기고, 자연생태공원에서는 동물들의 먹이를 준비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나요?

그냥 그게 일상이기 때문에 특별한 느낌은 없고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먹어야 사니까 저로선 최선을 다하는 거죠. 애정은 둘째 치고 일단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굶기면 안 되잖아요. 그게 가장 큰 것 같아요. 굶기면 안 된다는 것. 제가 늦잠 자버리면 애들이 먹는 시간이 늦어지니까요. 원래 자연 상태에서는 해가 뜨면 먹기 시작하잖아요. 자연 상태에서 먹는 시간대에 먹이를 주는 게 애들에게 좋을 거예요. 최대한 그 시간에 맞춰주기 위해서는 저도 빨리빨리 서둘러야죠.

👋 옛날에 비해 요즘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나요?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 살아요. 욕심도 많고요. 예전엔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살았는데, 요즘은 삶이 시간에 쫓깁니다. 굿도 예전에 하루 종일 하던 것을 요즘은 바쁜 상주들을 위해 짧게 끝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옛날에는 오후 2~3시경에 귀양풀이를 시작하면, 거의 날 샐 때까지 했거든요. 영장(장례식)도 보통 5일장이나 7일장을 했고요. 이제는 저승세계에서도 이런 세상이라는 걸 이해하고 받아들이죠. 그래도 마음속으로 조상님께 “감사합니다. 항상 편안하게 해주십서. 도와주십서.” 하고 빌어요.

🌊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보니 참 좋네요. 물질(바다 작업) 들어가기 전에 무슨 생각을 하세요?

오늘 바다에 가서 나쁜 일 없었으면 좋겠다. 바닷속에 물건이 많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요새는 물건이 없어. 예전 같지 않아. 소라가 1kg도 안 잡혀. 나이 드니까 다리는 안 아픈데 물 밖에 나와서도 천천히 걸어야 해. 젊을 땐 뛰어다녔는데 지금은 안돼. 저번에 우리 동무가 사고로 돌아가셔서 그때 이후로 나도 물질하기가 무서울 때가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