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PICK l 서귀포, 호국영웅의 길 따라

📍서귀포 PICK l 서귀포, 호국영웅의 길 따라 _ 강승우 중위 편

2025. 6. 30.

📍서귀포 PICK l 서귀포, 호국영웅의 길 따라 _ 강승우 중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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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뉴스레터> vol.04 | 2025. 6. 30

📍서귀포 PICK l 이것만은 알고 가세요

서귀포, 호국영웅의 길 따라_강승우 중위 편

호국영웅 강승우 육군중위 표지석

6월은 호국보훈의 달입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기억하는 시간입니다. 서귀포에도 그런 이름들이 있습니다. 백마고지 전투에서 온몸으로 적의 진지를 돌파한 강승우 중위, 도솔산 전투에서 소대원들을 이끌고 험지를 돌파하다 장렬히 전사한 김문성 중위. 두 사람 모두 스무 살 무렵, 가장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강승우로(路)’, ‘김문성로(路)’.

그들의 이름은 지금, 도로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서귀포시의 일부 구간이지만, 그 길에는 한 사람의 삶과 결심이 담겨 있습니다. 이달에는 그 길을 따라 걸으며, 그들의 용기와 희생을 한 번쯤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 6월 서귀포레터

👨‍✈️ 성산에서 백마고지까지, 강승우 중위 이야기

🛣️ '강승우로' 를 아시나요?

동남초등학교 수목원에 위치한 '강승우 중위 흉상' *강승우 중위는 동남초등학교 18회 졸업생이다.

“나를 따르라!”

1952년 10월, 전쟁터 한가운데서 한 군인이 외쳤습니다. 그는 바로 제주도 성산읍에서 태어난 청년, 강승우 중위였습니다. 온몸에 다이너마이트를 두르고, 수류탄을 들고 적을 향해 뛰어들었어요.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도 뛰어든 겁니다. 그의 용감한 희생은 국군이 ‘백마고지’를 되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백마고지는 어떤 곳일까요?

강원도 철원에 있는 백마고지는 ‘철의 삼각지대’라는 아주 중요한 지역의 한가운데 있어요. 6.25전쟁 당시 이 고지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전투가 열흘 넘게 이어졌고, 고지의 주인이 열 차례 넘게 바뀌었어요. 전투가 너무 심해서 지금도 그곳 정상에는 풀이 자라지 않는다고 합니다.

2001년 고 강승우 중위 흉상 제막식

몸을 던져 싸운 세 사람

강승우 중위는 제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전투에 참여했어요. 당시 적군의 기관총 공격이 너무 심해 우리 군이 다가갈 수 없자, 그는 부하인 오규봉 하사, 안영권 일병과 함께 적의 기관총 진지로 포복해 들어갔어요. 그 세 사람은 목숨을 걸고 적의 무기를 무력화시켰고, 결국 고지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어요. 이들은 ‘육탄 삼용사’라고 불리며, 군신(軍神)으로 추앙받게 되었답니다.

나라가 인정한 진짜 영웅

강승우 중위는 전사한 이듬해인 1953년, 미국으로부터 은성무공훈장을, 우리나라로부터는 을지무공훈장과 함께 1계급 특진을 받았어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훈장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그의 이름은 여러 차례 국가적으로 기려졌습니다. 1995년에는 전쟁기념회가 뽑은 ‘호국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렸고, 전쟁기념관에서는 ‘이달의 호국인물’로 두 차례(1995년, 2013년)나 선정됐어요. 또 2011년에는 국가보훈처가 선정한 ‘이달의 6.25 전쟁영웅’으로 뽑히며, 그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조명받았습니다.

지금도 그의 이름은 서울 어린이대공원, 제주 신산공원, 철원 백마고지 등에 세워진 동상과 흉상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있습니다.

강승우 육군 중위 표지석 뒷면

공부도, 운동도, 봉사도 잘했던 소년
강승우 중위는 동남초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혼자 영어, 역사, 지리 등을 공부했어요. 축구와 달리기도 잘했고, 마을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기 위해 야학(夜學)을 열었어요. 글을 모르는 어른들에게 글씨를 가르친 셈이죠. 이런 활동은 ‘농촌계몽운동’이라고도 부릅니다. 전쟁이 일어나자, 그는 자원해서 군인이 되었고, 보병학교를 수료한 뒤 소위로 임관했어요.

남겨진 가족의 이야기
강 중위는 아내와 갓난아들을 남기고 전쟁터로 떠났습니다. 그 아들이 바로 현재 ‘대한민국 전몰군경유족회 제주지부 회장’을 맡고 있는 강응봉 회장입니다. 강 회장은 아버지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공부하며, 유가족들과 함께 전몰 군경을 기리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2017년 고 강승우 명예도로표지석 제막식

강승우 중위를 기리는 길, 강승우로
강 회장은 제주에 있는 해안도로 1.6km 구간을 ‘강승우로’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실제로 육군 9사단 정문 앞에도 ‘강승우로’라는 길이 있고, 부대 안에는 ‘강승우 룸’이라는 이름의 휴게실도 있어요. 그는 이런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강승우 중위를 기억시키는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기억하는 마음
강승우 중위의 가족은 오랫동안 전몰 군경 유가족회를 통해 보훈 활동에 힘써왔습니다. 전쟁에서 희생된 분들이 누구든, 모두가 소중한 분들이라는 생각으로, 위령비를 관리하고, 추모 행사를 열고, 전쟁터를 찾아 참배하는 등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주 지역에서는 호국정신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강승우 중위의 이름은 전쟁 속에서 피어난 용기와 희생의 상징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화는 호국영웅들의 헌신 위에 있다는 것을,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용어 풀이

백마고지: 강원도 철원에 있는 전략 요충지. 6.25전쟁 당시 가장 치열했던 전투 장소예요.

철의 삼각지대: 6.25전쟁 당시 강원도 철원, 김화, 평강 세 지역이 삼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어요. 이 지역은 도로와 철도, 평야가 모여 있는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었답니다. 누가 이 삼각형 지역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전쟁의 흐름이 바뀔 수 있어서 ‘철처럼 단단하게 지켜야 할 삼각지대’라는 뜻으로 불렸어요. 백마고지도 이 안에 있어요.

육탄 삼용사: 몸을 던져 싸운 세 사람. 강승우·오규봉·안영권

은성무공훈장/을지무공훈장: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한 사람에게 주는 미국과 한국의 훈장

야학(夜學): 밤에 여는 공부방. 예전에는 어른들이 한글을 배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전몰군경유족회: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분들이 모여 서로 돕고, 호국영령을 기리는 단체예요.

강승우로의 시작, 시흥리 해안도로 안내 비석

길 위에 새겨진 이름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바닷가를 따라 걷다 보면, 한 도로에서 특별한 이름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강승우로’예요. 이 길은 6.25전쟁 당시 백마고지 전투에서 장렬히 전사한 호국영웅 강승우 중위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명예도로입니다.

명예도로란 무엇일까요?

명예도로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나 지역의 자랑이 되는 인물을 기리기 위해, 도로 이름 일부에 따로 붙이는 이름이에요. 기존 도로명을 바꾸지는 않고, 추가로 부여하는 형식이라 도로는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어요.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해안도로에 위치한 '강승우로'

강승우로 초입에서 바라본 시흥리 풍경

강승우로, 어디에 있을까요?
‘강승우로’는 강 중위의 고향인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에 있어요. 시흥리 1270-6번지에서 210번지까지, 약 1.6km 구간이 ‘강승우로’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훤히 보이는 해안도로로, 강 중위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고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장소예요.

사용 기간이 5년 더 늘어났어요
강승우 명예도로는 2015년 처음 지정되었고, 원래는 2025년 해제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서귀포시는 강승우 중위의 불굴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더 오래 기리고자, 도로 사용 기간을 2030년까지 5년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제주도 주소정보위원회가 이를 심의해 결정했어요.